[9명의 어벤져스, 원익 바둑팀 창단]
원익 바둑팀이 성남(판교)를 연고지로 창단하며, 이희성(9단) 감독을 주축으로 선수 8명을 선발,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 리그에 출전했다. 그동안 원익그룹은 꾸준히 바둑에 대한 사랑을 보여왔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원익배 십단전을 후원하며 총 여덟 번의 대회를 진행한 바 있다. 이 지속적인 관심이 구단 창단에 이르게 된 것. 팀을 이끌어갈 이희성 감독은 이번 대회 참여에 대해 당찬 소감을 밝혔다.
“신생팀이며, 저 또한 첫 감독을 맡아서 쉽지는 않은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목표는 우승입니다. 저 또한 정규리그, 퓨처스리그에서 모두 선수로 우승을 해본 적도 있고, 해설가의 경험 등을 살려 원익이 우승해 ‘첫 감독 우승’이라는 영광을 달성해 보고자 합니다.”
이 때문일까, 이 감독은 선수 선발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선수 선발은 철저하게 실력 중심으로 시즌 동안 경기력과 정신력이 잘 유지될 수 있는 선수를 위주로 선발했다. 신생팀으로 기존 팀과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이희성 감독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기사들의 랭킹을 수립하여 가장 역량이 높은 선수들을 선발했다. 특히 감독은 우승을 위해 4, 5지명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고 전해진다.
선수는 전원 드래프트 지명 방식으로 이뤄져 지난 11월 16일 이지현 9단, 이창석 8단, 이영구 9단이 선발됐으며, 12월 6일 2차로 송지훈 8단, 한상조 5단이 수담 리그에 참여했다. 이 외에 2차에 김성재 2단, 김채영 7단, 김은지 5단 선수는 퓨처스리그에서 활동한다.
창단 이후 바둑팀과 구단주의 상견례가 지난 12월 26일 진행됐다. 원익 판교 본사 2층 AV룸 및 비즈니스라운지에서 기획조정실장, 인사본부장 실무담당자 3명과 감독 포함 선수단 8명이 함께 상견례를 가졌다. 이 상견례는 첫 경기 날인 1월 5일 이전 감독과 선수단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사상 최다 12개 팀 참여, KB국민은행 바둑 리그]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 리그가 사상 최다인 12개 팀이 참가하며 지난 12월 28일 개막했다. 일본과 대만 팀까지 출전하며 국제 대회로 발돋움한 바둑 리그는 ‘양대 리그제’ 운영과 ‘승점제’ 도입을 한 점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다. 12개 출전팀은 각각 수담 리그와 난간 리그에 6개 팀이 분산 배치된다. 각 리그 소속 팀들은 같은 리그 팀과 10경기를, 다른 리그 팀과 6경기의 인터리그를 통해 정규시즌 순위를 다툰다. 정규시즌은 5판 승점제로 펼쳐진다. 승점은 3점(4:0 또는 3:1 승리 팀), 2점(2:2 동률 후 5국 승리 팀), 1.5점(2:2 동률 후 5국 무승부), 1점(2:2 동률 후 5국 패배 팀), 0점(0:4 또는 1:3 패배 팀)이 부여되며, 2:2 동률 시 에이스 결정전인 5국을 별도로 진행한다. 5국까지 가게 되면 참가 선수의 중복 출전(1명당 6회)을 허용하는 것도 새로 도입된 제도다. 우승 상금은 2억 5,000만 원이며 준우승 1억 원, 플레이오프 패자 2개 팀에는 각각 4,000만 원씩이, 준플레이오프 패자 2개 팀에는 각각 2,000만 원씩의 상금이 지급된다. 단체 상금과 별도로 정규리그 승리 팀에 1천 200만 원, 패한 팀에 600만 원의 대국료가 책정됐다.
[원익 바둑팀 첫 승, 신생팀 돌풍]
수담 리그에 속한 원익은 전기 우승팀 수려한 합천 경기에서 예상외 선전을 하며 1월 5일 첫 경기에서 4-0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수려한 합천은 세 번째 같은 멤버로 우승을 목표로 하는 바둑 메카의 정부가 포진해 있는 조로 경기 전 수려한합천에 승리가 예상된 상황이었다. 특히 원익의 선수는 수려한 합천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열세였던 것은 사실이었으나 이날 경기의 리드는 원익이었다.
원익의 1지명 이지현 9단의 선제점으로 출발해 개시 2시간이 지날 무렵 장고판에서 사고가 터졌다. 박정환 9단이 둘 장면에서 “시간 초과 시간패입니다”라는 소리가 흘러나온 것. 생중계 화면상으로 ‘아홉’ 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착점하고 계시기로 황급히 손을 옮겼으나 늦은 것이었다. 원익의 2-0 리드로 바뀌었다. 원익의 후속 주자 한상조 5단과 송지훈 8단은 그 승리의 기운을 잘 이어가며, 차례차례 완승의 내용으로 동그라미가 그려졌다. 이로써 현재 두 경기를 치르며 1승 1패 승점 3을 기록하며 순위 3위에 랭크되어 있다. 신생팀이지만 우승 후보를 상대로 첫 경기를 잘 치른 원익 바둑팀의 우승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