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아이피에스 반도체연구소의 지식 공유 세미나 WE SQUARE 2기의 시상식이 8월 11일 원익아이피에스 진위사업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온라인 화상 플랫폼 Zoom을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됐다. WE SQUARE라는 명칭은 ‘WONIK Engineering’의 줄임말인 동시에 ‘함께’라는 의미를 담았다.
반도체 설비는 종합적인 지식의 산물이다. 그러나 지식은 공유되고 환기되지 않으면 사유화된다. WE SQUARE는 이를 방지하고자 연구원들이 각자의 전문지식을 정리하고, 동료들에게 소개함으로써 성과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올해 2월부터 시작된 세미나는 매주 한 세션, 연구원 두 명의 발표로 진행된다. 세션 10회를 한 기수로 부르는데, 기수별로 우수발표자를 가려 시상한다. 2기 시상자로는 총 4명이 선정됐다. 공정개발 부문에서는 EUV PR용 CHM을 소개한 최영철 님과 EPI 개발 현황을 설명한 조용상 님도 우수발표자로 선정됐다. 설비개발 부문에선 ALD 공정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뮬레이션에 대해 논한 유승관 님과 펄스드 플라즈마(Pulsed Plasma)를 주제로 발표한 신형주 님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 기준에 대해 김재현 부사장은 “정량화된 지표는 따로 없지만, WE SQUARE 취지에 맞게 짧은 시간 청중의 몰입도를 높여 많은 질문을 던지게끔 하는 발표가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시상식 후 안태혁 님은 “처음 WE SQUARE를 기획할 때 업무 보고에 그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우려가 무색할 만큼 점점 더 진정한 토론의 장이 되어가는 것 같아 기쁘다”며 소회를 밝혔다.
한편, 시상식에 뒤이어 WE SQUARE 21회차(3기) 발표가 진행됐다. 먼저 김효남 님은 차세대 3D NAND 기술 개발에 있어서 핵심인 스택 증가와 스케일링 다운으로 인한 난제를 설명하고, 이를 위한 노하우를 참석자들과 나눴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김태인 님은 플라즈마 증착에서 고려해야 하는 ESC의 원리와 함께 척킹 모니터링(Chucking Monitoring)의 개발 현황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준비된 발표가 마무리되고 한참 동안 열띤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제 반기점을 돈 WE SQUARE는 앞으로 원익아이피에스의 방대한 지식 데이터가 될 예정이다. 집단지성 구축은 물론 공유된 자료도 지속적으로 축적돼 활용성 높은 원익만의 자산으로 남게 될 것이다.
신형주 님, 플라즈마설계팀
Pulsed Plasma는 반도체 공정 중 식각에서는 많이 상용화되었지만, 원익아이피에스의 주력 분야인 증착 쪽에는 아직 많이 시도되지 않은 기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증착에 Plasma를 접목하면 기존에 없던 공정의 새로운 영역을 넓힐 수 있습니다. WE SQUARE를 통해 Pulsed Plasma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만들고, 관심을 촉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사실 반도체 장비 회사의 엔지니어로서 가장 중요한 숙명이 끊임없는 학습입니다. 기술은 언제나 예상보다 더 빠르게 그리고 많이 발전하니까요. WE SQUARE가 중요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업무에만 골몰하다 보면, 제 분야에 대해 깊게 들여다보지 못할 때가 많거든요. 물론 많은 분이 관심을 갖고 보시는 발표이고, 세미나에서 원하는 눈높이가 있으니 이에 맞게 잘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었죠. 하지만 중요한 점은, 결국 이런 압박감도 하나의 발표를 위해 꼼꼼히 공부하고 준비한 엔지니어 자신에게 득으로 돌아온다는 점이겠죠. 또 발표가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에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피드백을 받기도 했는데요. 기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자료 조사를 함께해 준 김지현 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최영철 님, CVD개발팀
공정개발팀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약 5년여에 걸쳐 개발한 EUV PR용 CHM(Carbon Hard Mask)에 대해 발표했는데요. 미래 반도체의 핵심이라고도 불리는 EUV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함께 고안된 기술입니다. 개발 취지와 함께 그동안 저희가 준비하며 기울인 노력을 많은 분께 알릴 수 있었습니다. 개발하며 힘들었던 점이 포토 공정과 CVD를 연계하는 부분이었는데요. 참석자분들도 마찬가지로 이 부분을 생소해하실 것 같아 어떻게 더 쉽게 설명하고, 저희가 품었던 고민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 신중히 준비한 발표였기에 이 상이 더 뜻깊습니다.
유승관 님, 설계기술팀
제가 맡은 업무는 ALD 시뮬레이션인데, 날씨 예보와 비슷한 면이 있어요. 가장 우수한 결괏값을 내기 위해 예측하는 업무지만, 말 그대로 예측이다 보니 때론 예상을 빗나가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 힘들 때가 있습니다. 이번 WE SQUARE 발표 때 원익아이피에스에서 세계 최초로 공간 분할 방식으로 개발한 ALD 설비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러한 시뮬레이션 업무의 전반적인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소개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또 지식은 전달할 때 비로소 완전하게 정리된다는 사실을 WE SQUARE를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되어 의미 있던 자리였습니다.